요즘 신종 코로나 여파로 "매점매석" 이라는 말이 많이 돌고 있다.
이러한 용어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하여 이번 글을 포스팅 해본다.
현재 실제로 매점매석에 해당하는 상행위를 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을 받을 수 있으니 이번 포스팅을 통해 매점매석에 대해 알고 "죄가 죄인지 몰라" 법적 처벌을 받는 일이 없으면 한다.
신문기사 내용 中
오늘부터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매점매석하다가 적발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기획재정부는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의료용품 매점매석을 금지하는 고시를 오늘부터 4월 30일까지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국어사전에서 매점매석의 뜻
매점매석(買賣惜)
- 물건값이 오를 것을 예상하여 한꺼번에 샀다가 팔기를 꺼려 쌓아 둠. ‘사재기’로 순화.
다시말해 어떤 정보를 통해 알게된 시장의 미래 흐름에 대해 미리 큰 자본으로 많은 물건을 사재기 하였다가, 품귀현상으로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 가격이 오르는 시점에 판매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항상 매점매석이라는 글을 볼때마다 예전에 봤었던 허생전이 떠오른다.
허생전과 신종코로나 마스크 매점매석
허생전은 17세기 조선 효종때를 배경으로 쓴 박지원의 고전 풍자 소설이다. 박지원은 이 소설을 통해 허생전의 실존 인물인 이완과의 대화를 통해 허례허식에 물들어 있고 보수적인 양반을 비판함과 동시에 실용적인 사고를 촉구했다. 어떻게 400년 전의 내용과 현대 21세기의 이야기가 맞아 떨어 질 수 있을까. 매점매석의 원리를 알기에는 허생전 내용도 충분하니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허생전 전반부 내용을 살펴보자
1 허생은 묵적골(墨積滑)에 살았다. 곧장 남산(南山) 밑에 닿으면, 우물 위에 오래 된 은행나무가 서 있고,은행나무를 향하여 사립문이 열렸는데, 두어 칸 초가는 비바람을 막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허생은 글읽기만 좋아하고, 그의 처가 남의 바느질 품을 팔아서 입에 풀칠을 했다.
2 하루는 그 처가 몹시 배가 고파서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3 "당신은 평생 과거(科擧)를 보지 않으니, 글을 읽어 무엇합니까?"
4 허생은 웃으며 대답했다.
5 "나는 아직 독서를 익숙히 하지 못하였소."
6 "그럼 장인바치 일이라도 못 하시나요?"
7 "장인바치 일은 본래 배우지 않았는 걸 어떻게 하겠소?"
8 "그럼 장사는 못 하시나요?"
9 "장사는 밑천이 없는 걸 어떻게 하겠소?"
10 처는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11 "밤낮으로 글을 읽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오? 장인바치 일도 못한다, 장사도 못 한다면, 도둑질이라도 못 하시나요?"
12 허생은 읽던 책을 덮어 놓고 일어나면서,……
13 "아깝다. 내가 당초 글읽기로 십 년을 기약했는데, 인제 칠 년인걸……."
14 하고 획 문 밖으로 나가 버렸다.
허생은 벼슬을 꿈꾸는 기혼의 고시생이었다. 아내가 벌어오는 돈으로 책값에 먹값에 부어넣으며 "내가 급제만 하면.." 하는 생각을 하며 으레 고생하는 아내를 핍박했으리라.
이대목은 현대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일이겠다. 요즘은 3포니 4포하며 돈 없으면 시집 장가도 못가는 때니 이런 뒷바라지는 전부 부모님의 몫이겠다.
매점매석을 하려면 큰 자본금이 필요한데, 허생은 이를 생면부지의 "변씨" 에게 "대출" 받는다. 그것도 무담보로 얼굴 하나로 받는데 사실 이도 어느정도 판타지 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15 허생은 거리에 서로 알 만한 사람이 없었다. 바로 운종가(雲從街)로 나가서 시중의 사람을 붙들고 물었다.
16 "누가 서울 성중에서 제일 부자요?"
17 변씨(卞氏)를 말해 주는 이가 있어서, 허생이 곧 변씨의 집을 찾아갔다. 허생은 변씨를 대하여 길게 읍(揖)하고 말했다.
18 "내가 집이 가난해서 무얼 좀 해 보려나 하니, 만 냥을 뀌어 주시기 바랍니다."
19 변씨는 "그러시오."
20 하고 당장 만 냥을 내주었다. 허생은 감사하다는 인사도 없이 가 버렸다. 변씨 집의 자제와 손들이 허생을 보니 거지였다. 실띠의 술이 빠져 너덜너덜하고, 갖신의 뒷굽이 자빠졌으며, 쭈그러진 갓에 허름한 도포를 걸치고, 코에서 맑은 콧물이 흘렀다. 허생이 나가자, 모두들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21 "저이를 아시나요?"
22 "모르지."
23 "아니, 너희들이 알 마 아니다. 대체로 남에게 무엇을 빌리러 오는 사람은 으레 자기 뜻을 대단히 선전하고, 신용을 자랑하면서도 비굴한 빛이 얼굴에 나타나고, 말을 중언부언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저 객은 형색은 허술하지만, 말이 간단하고, 눈을 오만하게 뜨며,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이 없는 것으로 보아, 재물이 없어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해 보겠다는 일이 작은 일이 아닐 것이매, 나 또한 그를 시험해 보려는 것이다. 안 주면 모르되, 이왕 만 냥을 주는 바에 성명은 물어 무엇을 하겠느냐?"
이후에 허생은 "변씨"에게 빌린 돈으로 온갖 재화들을 사재기 한다. 당연히 당시 시대 또는 현재의 시대는 "Just in Time" 시스템 처럼 수요에 맞는 공급과 생산은 미덕 처럼 여겨지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중간에서 누군가 물량을 사재기한다면 시장내 수요는 그대로 인데 공급해야하는 공장에서는 원재료 부족, 생산력 부족(설비, 인원수)으로 인해 상시적으로 생산 한도 초과로 인해 잠시 시장에 공급이 부족하게 되고, 이로 인해 수요자 측에서는 높은 가격으로라도 수요를 충족시키기위해 구매의사가 생긴다. 이로인하여 가격이 상승하면, 사재기꾼은 물건을 파는 것이다.
허생전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24 허생은 만 냥을 입수하자, 다시 자기 집에 들르지도 않고 바로 안성(安城)으로 내려갔다. 안성은 경기도, 충청도 사람들이 마주치는 곳이요, 삼남(三南)의 길목이기 때문이다. 거기서 대추, 밤, 감, 배며 석류, 귤, 유자 등속의 과일을 팔았던 상인들이 도리어 열 배의 값을 주고 사 가게 되었다. 허생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25 "만 냥으로 온갖 과일의 값을 좌우했으니, 우리 나라의 형편을 알 만하구나."
26 그는 다시 칼, 호미, 포목 따위를 가지고 제주도(濟州島)에 건너가서 말총을 죄다 사들이면서 말했다.
27 "몇 해 지나면 나라 안의 사람들이 머리를 싸매지 못할 것이다."
28 허생이 이렇게 말하고 얼마 안 가서 과연 망건 값이 열 배로 뛰어올랐다.
"만 냥으로 온갖 과일의 값을 좌우했으니, 우리 나라의 형편을 알 만하구나." 처럼 세상 다 아는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 이러한 행동은 자본으로 시장에 폭력을 행사하는 것과 같다.
결국 죽어나는 것은 서민이다.
그러니 우리는 이러한 일들을 미리 알고 즉, "죄가 죄인줄 알고" 이러한 일들을 저지르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자.
혹여 허생전 전문을 읽어보고 싶은 사람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 바란다.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천히 이별하기 - 갑자기 헤어지면 힘들고 슬퍼할 것 같아서 (1) | 2020.06.06 |
---|---|
코로나19 (COVID-19) 란? - 신종 코로나, 우한폐렴 최종적으로 코로나19로 명명 (0) | 2020.02.14 |
(경제금융용어) 'ㄱ'으로 시작하는 용어(인적성, TESAT 등 활용가능) (0) | 2020.02.14 |
(국제결혼) 나의 국제결혼, 제 아내는 베트남인 입니다만? (1) | 2020.02.07 |
(매점매석) 허생전 전문 읽기 - 매점매석 이해하기 (0) | 2020.02.06 |